너의 낯가림은 오늘도 계속 되었어.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다른 사람만 타도 운다고 하니.. 이를 어쩌니..
외할머니가 오늘 친목계 모임에 널 데리고 가셨다가 또 애를 먹었다고 하시더구나. 오늘 모임 장소는 올림픽 공원으로, 야외니까 네가 좋아할 것도 같았고 또 일행 중 한 아주머니가 6살 정도 되는 손녀를 데려 온다고 하시니 외할머니 생각엔 너를 그 언니와 붙여주면 잘 놀겠거니 기대를 하고 데려가신거야.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또 낯을 가리고 아줌마 들을 보고 울기 시작하더래.
엄마가 마침 12시 조금 넘어서 또 걱정이 되어 외할머니께 전화했더니 네가 울고 있는 소리가 전화기 저편에서 들려오더라. 아이구.. 세현아 어쩌자구 그렇게 낯을 가리니....
외할머니는 지금 아줌마들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진 벤치에 앉아 널 달래고 있는 중이라고 하셨어. 그나마 야외니까 널 업고 돌아다니며 달랠 수 있는 게 다행이었지.
외할머니는 널 바꿔주셨어. 그러면서 세현이가 안정할 수 있도록 외할머니랑 잘 놀다 오라고 얘기하라고 하시는 구나. 엄마는 너에게 누누히 얘기했지.
"세현아, 할머니랑 점심 맛있게 먹고 재미있게 놀다와라.. 알았지? 울지 말고.."
알아들은건지.. 일단 큰 울음은 멈추고 훌쩍 훌쩍 흐느끼고 있는 세현이. 외할머니가 계속 달래보겠다고 하시길래 전화를 끊었어.
한참 후 걱정이 되어 다시 전화를 거니, 네가 안정을 되찾아서, 6살짜리 언니랑 조금 놀았다고 하시더구나. 하지만 여전히 아줌마들을 보면 울어서 외할머니는 그 아줌마들과 등을 돌리고 너 하고만 점심을 드셨다고 해. 그리고.. 그렇게 그럭저럭 잘 놀다가 헤어질 무렵 또 한바탕 울었단다.
외할머니가 요즘 전철타고, 버스타고 무거운 널 데리고 다니고, 낯선사람만 보면 울어대는 널 달래느라 힘드셨는지, 보통때는 새벽 일찍 제일 먼저 일어나시는데 요즘엔 엄마가 출근할 때 까지도 못 일어나시더라구. 으.. 할머니께 죄송하구나.
그나저나 넌, 오늘 그 여섯살 짜리 언니로 부터 감기를 옮아와서 콧물이 줄줄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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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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