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 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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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303Sat] 새학기 용품 준비




3월이 되어 세현이는 어린이집에서 한단계 윗반으로 진급했다.
제일 막내반인 새롬반(3세반) 부터 시작해서
이제 최고 언니반인 착한반(7세반)까지 올라왔으니
햇수만으로도 5년을 꾸준히 다닌 어린이집.

엄마 떨어지는 걸 죽기보다 싫어하며 우는 세현이를
억지로 떼어놓다 시피 하고,
말도 못하는 어린 것이 발에 힘 꽉 주고 들어 가기 싫다고 버티는 걸
억지로 넣어놓고 오면서 가슴 한켠이 짠 했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어린이집에서 친구들, 선생님 만나는 걸 즐거워하며
내일은 어린이 집에 뭐 입고 가고
내일은 친구들과 무슨 장난을 할까를 고민하는
"어린이"가 되어버렸다. 어느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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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월이 되면 세현이가 준비해 가야할 준비물이 있다.
스케치북, 종합장, 크레파스, 색연필, 치솔, 치약..

그 중 크레파스와 색연필은 해마다 새로운 걸 준비하면
다 쓰지도 않았는데 부러지고, 몇개는 없어지고, 지저분해지고...
이런식으로 해마다 구입한 색연필과 크레파스 케이스만 해도 2~3개.
잘 안쓰는 색은 2~3개씩 있고, 잘 쓰는 색은 많이 써서 닳아 없어지고..
각각의 케이스에 짝이 안맞는 것들이 들어 차 있는 것들이
보기 싫게 굴러다니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또 새로운 걸 사서 들려보내야 하다니...

세현 : (무척 들떠서) 엄마.. 선생님이 준비물 가져오라고 안내장 주셨어..
엄마 : (절약정신과, 자기 물건을 소중히 하는 마음을 알게 해야 겠다는 생각에..)
세현아, 집에 크레파스랑 색연필 정리해서 가져가자.
세현 : 그런데 수민이는 새걸로 사왔는데...
엄마 : 세현이는 벌써 색연필만 해도 2개가 넘잖아. 크레파스도 그렇고...
너 그림그리기 하고 제대로 정리도 안하고 아껴쓰지도 않으니까
마구 굴러다니다가 없어지고, 잃어버리고...
그럼 그렇게 아껴쓰지도 않는데 또 사면 뭐해?
자꾸자꾸 사기만 하면 안될것 같아.
그러니까, 집에 있는거 엄마랑 같이 정리하면서
색깔 맞춰 한통 채워넣고, 만약 색깔 없으면 그것만 사는걸로 하자. 알았지?
세현 : ........ (시무룩)

내가 이렇게 까지 하는데는
예전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서 초등학교 입학한 아들의 크레파스중
한가지 색깔이 없어서 새로운걸 살까 하다가
교육상, (나와 같은 이유로) 그 없는 색을 채워 넣기로 하고
낱개로 크레파스 파는데를 인터넷에서 여기저기 수소문 해서
어렵게 구해서 채워넣어 줬다고 하는 얘기를 감명깊게 읽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 엄마는 부유하게 넉넉하게 사는 집인데도
그래선지 오히려 절약과 검소함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았다.



세현이는 어느새 방에 슬그머니 들어가 아빠에게 몰래 전화를 했고, 잠시 후 밖으로 나와서는

세현 : 엄마!! 아빠가 크레파스 사준대. 사도 된대... (무척 신났다.)
엄마 : 안되. 아빠는 된다고 해도 있는것 부터 먼저 쓰는게 맞는 것 같아. (또다시 일장 연설~~~~~~)

결국 세현이는 엄마의 말에 따르기로 했다.
좀 힘없는 웃음을 짓긴 하지만, 세현이도 물건을 소중히 여기는 것 에는 어느정도 동의를 했다.
그렇게 이해해 주는 세현이가 고맙기도 했다.



그런데...
그렇게 세현이까지 설득한 내가...
결국은 새로운 물건으로 다시 구입을 하게 되었으니..

그 이유는..

유치원선생님으로 일하는 사촌동생에게 자문을 구하자
당연히 "새로운 것"으로 준비해서 보내줘야 한다며
웃었기 때문이다.
그 동생의 말에 의하면
자기네 유치원도 새학기가 되면 학용품을 준비해 오라고 하는데
가끔 제 때 안갖고 오는 애들이 있어서 부모들한테 전화하면
보냈다고 하고.. 그래서 가방을 보면
저 밑에 안보이게 학용품을 깊숙히 넣어 놓고
안갖고 왔다고 하는 아이들이 있다고 한다.
그 엄마들도 나 처럼 "절약정신" :검소한생활" "내물건을 소중히.."라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그렇게 하지만
다른 아이들은 다 예쁘고 새로운 물건을 쓰는데
혼자만 쓰던거 쓰게 되면 아이로서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괜히 주눅들고, 미술시간 되는 것을 싫어하고
자기 물건을 숨기고.. 그렇게 된다는 거다.

아껴쓰는 마음을 길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의 자존심이 상처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도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동생의 말에
나는 두말 없이 동의했다.


드디어 엄세현 얼굴은 활짝 피고~
한단계 더 나아가 마트에 데려가서 너 사고 싶은 디자인으로
맘껏 고르라고 했더니
"슈가슈가룬" "핏치핏치" 등등
예쁜 만화캐릭터와 공주그림이 그려진
스케치북, 색연필 등을 골라놓고 너무 좋아하는 거다.

이렇게 좋아하는거 내가 왜 절약정신 운운하며
그 어린 아이를 잠시라도 실망하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있는 색연필들은 집에서 나름 열심히 절약해서 쓰면 될것이다.
아무래도, 세현이도 그 간 협상의 진통을 겪으며
조금이라도 "내 물건의 소중함", "쉽게 얻어지는건 없다"등등의
교훈을 얻지 않았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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