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yes24.com에서 발췌)
유하 | 문학동네 | 1995.11
유하 감독의 <말죽거리잔혹사>를 꼭 보리라 기대하고 있는 이유는
1. 그의 전작 <결혼은 미친짓이다>를 재미있게 봤고,
2. 그의 영화 만드는 스타일이 맘에 들었으며
3. 무엇보다도 주인공 권상우의 매력때문
이었는데.. 아직 보지는 못했습니다.
이 책이 <말죽거리..>의 스포일러 쯤 되지 않을까(저는 사실 스포일러를 무척 즐기는 사람입니다. 내용을 다 알고 보는게 더 재미있는것 같아요 ^^)하는 기대감으로 먼저 보게 되었는데 "이소룡 세대"가 아닌 저는 겉 돌 수 밖에 없네요.
산문집의 2/3이상을 대중문화에 관한 글로, 나머지는 시인 "유하"가 쓰는 시인과 시 이야기인데 "이소룡"이라는 단어 자체가 문화적인 코드를 포함하고 있으니까 전체내용을 대중문화나 일반 문화로 채웠으면 더 좋을 뻔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60년대 태어난 이소룡 키드와 저 사이에 간극이 있긴 있되, 크게 벌어지지도 않고 어정쩡한 그 간극 때문에 "아하 옛날엔 그랬구나'라는 선조들의 경험에 대한 탄성도, '맞아. 그 때 그랬지.."하는 나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탄성도 아닌.. 어정쩡한 기억의 조각 속에서 무덤덤하게 읽게 된것 같아요.
스쿠프를 타고 다니는 압구정동의 오렌지족들, 흩어진 나날들을 부르는 강수지와, 남편은 여자하기 나름이라고 말하는 최진실, 뉴키즈온더블럭에 열광하는 10대들.. 저도 모두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것들이긴 한데 왠지 아련한~ 추억거리는 안되네요. (제가 그 당시 이런 문화적 요소에 관심이 없었던 걸까요..)
윤상과 신해철을 평가한 부분도 있는데 그 부분 읽을땐, 아.. 맞아 그랬지. 하는 동감의 탄성이 조금 나왔습니다. 저도 대중음악이면서도 대중과는 약간 거리를 둔 듯한 그들의 음악에 심취했던 때가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그 뿐, 저의 추억과는 이상하게 약간씩 빗겨나 있는듯한 이 산문집을 세월이 더 흘러 흘러 좀 더 먼 훗날 읽으면 그 때는 아련한 추억처럼 다가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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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