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K.딕의 SF걸작선
필립K.딕 | 이지선 옮김 | 집사재 (2001)
필립K.딕의 소설을 연달아 세권이나 읽다니.. 그 만큼 전 필립K.딕에게 푹 빠져버렸습니다.
이번엔 우리말로 번역된 그의 단편들입니다.
이 책에 수록된 단편은 다음과 같습니다.
- 스위블
- 고소공포증에 시달리는 사나이
- 우리라구요!
- 마이너리티 리포트
- 물거미
- 퍼키 팻의 전성시대
- 완벽한 대통령
- 그래, 블로벨이 되는거야!
솔직히 번역된 책이라서 그런지 재미는 덜 했습니다. 영어원음으로 영화를 즐겨 보던 사람들이 똑같은 영화를 TV에서 성우들이 멋드러지게 더빙한 주말의 명화라도 보는 날엔 재미없다고 채널 돌려버리는 것처럼, 처음 저도 이 책의 내용에 집중하는게 힘들 정도로 참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필립K.딕의 역량을 무시하는것도 아니고, 번역자를 탓하는 것도 아닙니다. (번역이 잘되고 못되고는 제가 알수 있는 영역이 아니니까요..) 어쨌든 원서 그대로 읽었다면 더 재밌게(비록 뜻 전달이 제대로 안될지라도.. ^^) 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곳에선 "괜찮은 책"으로 분류했지만, 이 책은 "훌륭한 책"임에 손색이 없이 정말 훌륭한 책입니다.. ^^
1. 필립K.딕은 인간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느끼게 합니다. 내가 진짜 인간일까? 혹시 외계생명체는 아닐까? 난 미래에서 왔지만, 그 기억들이 제거되어 기억을 못하고 있을 뿐이 아닐까, 내가 느끼는 공포는 과거의 경험에서 우러난 게 아니라 미래에 겪을 상황에 대한게 아닐까 등등 "지금 내가 믿고 있는 나의 모습"은 절대적인게 아닐것이란 의심을 해보게 만듭니다.
<우리라구요!>에서는 화성탐사를 마치고 지구로 돌아온 탐사대 요원들이, FBI에 의해 이유로 모른채 사살 당합니다. 그들은 바로 화성에서 보낸 복제인간들이지만, 그들 자신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거죠. 이 소설에선 복제인간이 더 인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래, 블로벨이 되는거야>에서는 외계생명체인 블로벨과 전쟁을 벌이면서, 스파이가 되기위해 외계생명체로 변신한 한 남자가 하루 중 반은 지구인, 반은 아메바 처럼 살아가며 정체성고민을 합니다.
2. 필립K.딕은 로봇에 의해 지배당하는 인간, 또는 로봇의 하수인 밖에 되지 못하는 인간에 대해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스위블>에서는 고도로 발달 된 현대문명에서 인간이 절대전능한 기계에 의해 사고가 지배당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완벽한 대통령> 에서는 인간을, 항상성을 유지하는 대통령 로봇의 대역 역할에 지나지 않게 그리고 있습니다.
3. 그의 소설에선 시간도 초월합니다.
<고소공포증에 시달리는 사나이>의 공포는 무의식 속에 잠재된 과거의 공포가 드러난게 아니라, 미래에 일어 날 사건에 의해 시작된 것이었으며, <물거미>에선 사람들이 타임머신으로 과거와 미래를 오가지만, 기억 제거장치에 의해 단지 기억을 못할 뿐이라는.. 그럴듯한 내용이 전개됩니다.
필립K.딕이 보는 미래는 전쟁으로 폐허가 되고, 인간이 무능력해지며, 외계와의 접촉과 이동이 가능한 시대입니다. 한 작가의 상상력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완벽한 미래의 시나리오 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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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