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 마~니

Mani's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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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M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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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기행문] 나를 부르는 숲 / 빌 브라이슨

(yes24.com에서 이미지 발췌)



나를 부르는 숲(A Walk in the Woods) | 빌 브라이슨 저 | 홍은택 옮김 | 동아일보사 | 2002.3.5(초판1쇄 펴냄)



삶이 그러하듯, 이름만 친구로 남아 있을 뿐
인생의 길은 명확하게 갈라졌던 어릴적 친구 카츠와 저자 빌 브라이슨은
1996년, 44살의 중년의 나이에 미국 동부 종단을 결심합니다.
그것도 평지가 아닌 산악지대를 걸어서 말이죠.

남쪽으로는 조지아주에서부터 북쪽으로는 메인주까지
14개 주를 관통하는 애팔래치아 트레일 종주는
우리로 치면 백두대간 종주(백두산~지리산까지 대략 1,400km)와 마찬가지이지만
애팔래치아 트레일은 그 두배가 넘는 3,360km입니다.

종주 등반객(Thru-Hiker)들은 대부분은 폭 50cm 정도의 소로를
쌀 한가마니는 족히 될 만한 커다란 배낭을 매고 쉼없이 걷고 또 걷습니다.

"잠시도 그 무게를 잊을 수 없을 정도"라고 표현한
약 18kg정도 되는 배낭을 지고 산길을 걷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다음 글을 보면 뼈저리게 실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p70

그게 어떤지는 동물원이나 어린이공원에 가서
한 발짝도 못 걷겠다고 우기는 아이를 무동태워 주는 걸 상상하면 된다.
무동탄 아이를 떨어뜨리는 시늉을 한다든지,
나뭇가지 같이 낮게 드리워진 뭔가에 달려가 부딪히기 직전에 극적으로 탈출하는 장난을 한다든지
처음 몇분간은 즐거울 수 있다.
하지만 점차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목이 쑤시고 어깻죽지가 저려오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순간이 오면
아이에게 잠시만 내려놓겠다고 말하게 된다.
물론 아이는 떼를 쓰며 안 걷겠다고 우기고,
당신의 반려자는 당신을 한심한, 미식축구 선수 같은 듬직한 남자에게 시집갔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 섞인 눈빛으로 쳐다본다. 왜냐고?
400m도 채 못갔으니까.
하지만 정말 아프다. 엄청 아프다. 나는 이해한다.
그런데 2명의 아이가 배낭 안에 한쌍으로 들어앉아있다고 생각해보자.
움직이지는 않아서 좋지만 무동 태우는 것과 달리 들려지길 원치 않아서
그걸 들려고 할 때 '아, 이 놈은 땅바닥에 그냥 주저앉아 있고 싶어한다'는 걸
-말하자면 시멘트 한 포대나 의학서적 한 상자처럼-대번에 알게 될것이다.
어쨌든 묵직하게 느껴진 말한 중량인 18kg이다.
엘리베이터가 아래로 내려갈 때 끌어당기는 힘과 같은 물리 작용을 하는 배낭의 하중,
그 하중을 이기며 몇 시간이고 며칠이고,
그것도 벤치라든가 적당한 간격으로 매점이 배치돼 있는 아스팔트 길이 아니라
뾰족한 돌과 딱딱하게 드러나 있는 나무뿌리,
어마어마한 긴장을 당신의 갸날픈, 떨리는 허벅지로 옮겨 놓는 급경사의 험로를 걷는다고 상상해 보라.



두 남자의 우정이야기도 이 책이 주는 선물입니다.
저자 빌 브라이슨은 영국에서 20년간 타임스와 인디펜던트지에서 기자로 일했고,
영국과 미국의 거의 모든 주요 언론에 글을 기고하는 지식인입니다.

반면 고향친구인 스티브 카츠는
코카인, 차사고, 알콜중독, 교도소복역등의 과거가 있는 것만 보아도
빌 브라이슨과 전혀 다른 인생의 길을 걸어온 친구라는 것을 알 수 있죠.

이 두사람이 어떻게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되고
서로를 내팽개치고 버리고 싸우고 투덜대면서도
어떻게 종주 하게 되는지를 보는 과정은 내내 흥미롭습니다.

책의 서문에 "당연히 카츠에게 바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카츠는 이 책을 읽고 좋아했을까요, 기분나빠했을까요... ^^




제가 좋아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대부분 추천한 책이었기에
<나를 부르는 숲>에 대한 기대는 무척 컸습니다.
읽는 과정에서는 그 유명세에 비하면 썩 재미있게 읽지는 않았지만
다 읽고 난 후에는 묵직하게 남는 것들이 있는 그런 책이기에
기꺼이 저도 남들에게 이 책을 권할 것입니다.

1.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떠오르게 하는 책입니다.
더 늦기 전에 무언가를 해봐야 겠다는 열망을 느끼게 하고
포부를 키울 수 있는 책입니다.

2. 빌 브라이슨을 따라서 애팔래치아를 횡단하는 느낌이 실감나게 전해지므로
미국의 자연지형에 대한 관심도 당연히 깊어지더군요.
지형과 관련한 미국의 소역사도 알 수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펜실베이니아의 어느 석탄지대에서는
아직도 땅 밑에서 석탄들이 타고 있어서
그 지역 일대가 연기가 자욱하고 열기가 후끈한 곳이 있는데
그 곳은 30년 넘게 계속해서 불타고 있는 곳이라는 얘기가 재미있었어요.)

3. 광활한 자연에 대해, 그리고 거기서 떨어져 있는 나 자신에 대해
한번 쯤은 생각해 보게 하는 책입니다.
거대한 자연과 대비하여 100년도 못사는 인생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이 책을 번역한 홍은택씨가 실제로 미국에 있을 때
애팔래치아 종주 중인 두 젊은이를 우연히 만난 후 느낀 감정을 읽어 보면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p12
그들은 떠났고 이제는 옮긴이의 마음이 흔들렸다.
삶과 인간에 대한 성찰이란 게 이런 걸지 모른다.
직장을 잡고 아이들을 낳고 살다 보면
6개월 이라는 시간을 자신을 위해서 온전히 쓸 여유가 없을 것이다.
더 이상 번다한 인간관계에 매이기 전에, 신과 대자연의 한 가운데에 서 있는 자신을 느껴보자.
자신의 체력과 지구력, 인내심, 담대함 그리고 연약함과 무력감, 겁을 시험해 보자.
또 백년가약을 맺기 전에 좋은 반려자가 될 수 있는지 서로를 실험하기에
이보다 더 적합한 체험이 있을 수 없다.
그들의 통찰력이 부러웠다.
젊은 나이에 그들은 벌써 그들 앞에 놓여있는 인생의 행로를 꿰뚫어 보고 있지 않은가.
돌이켜 보면 우리네 삶은 끊임없이 해야 할 일을 휴지(休止)없이 해오고 있는 과정에 불과하다.
성공한 사람이나 실패한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고교를 졸업하면 대학에 들어가고, 대학을 졸업하면 군대를 다녀오고,
군대를 나와서는 시험을 준비해 회사에 들어가고,
회사에 들어가서는 '조직의 쓴 맛'을 보지 않기 위해 주야장천 일에만 몰입한다.
항상 지금은 다음을 위한 과정에 불과하다.
나쁘게 보면 근근히 갚아나가는 빚진 죄인 같다.
철학적으로 말하면 자신의 삶에서 자신이 소외되고 있다.
빚을 다 갚았을 때 -아이들이 다 자라고 직장에서 놓여날 나이-에는
이미 자신에게 시험해 볼 만한 것들은 남아있지 않다.
또 부러운 게 있다.
그들의 상상력을 받쳐주는 자연의 광활함이다.
조지아 주에서 메인주까지 산길로만 가는 대장정을 결심하는데 뭐 그리 대단한 상상력이 필요한 건 아니다.
그들은 언제나 쉽게 광대한 모험으로 끌어들이는 다양한 천혜의 혜택을 타고났다.



ps. 트래킹 하기도 바빠고 힘들었을텐데,
빌브라이슨은 도대체 이 모든것에 대한 기록을 어떻게 했을까..
정말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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