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둘의 첫 여행 소요산

 

단풍구경 가자!

소요산에 놀러 갔던 때가 언제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

1999년 여름.

Tory가 훈련소에 들어가기 전 친구들 모임에서 Mani와 처음 만난후, 단 둘만 처음으로 만난게 그해 11월 8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단풍철이 좀 지나고 소요산에 가게 되었으니, 아마 그해 11월 말이나 12월 초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소요산에 가게 된 계기는 이렇습니다.

10월 어느날, 회사에 늦게까지 남게 된 Tory는 Mani에게 메일을 보내 회사일에 대해 마구 불평을 했습니다.

이에 Mani는 전화를 걸어 Tory를 위로했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때가 때인만큼 단풍얘기가 나왔던 것 같습니다. 내장산이 좋다느니 어쨌다느니 하면서 말이죠. 말이 나온김에 Tory는 Mani에게 내장산에 가자고 했는데, Mani가 회사일로 시간을 못 낼것 같다고 해서 단풍구경얘기는 그 선에서 끝났습니다.

 

그러다가, 11월 말(또는 12월 초)쯤 다시 단풍얘기가 나오고, 산에 놀러가자는 데 의기투합하게 되었습니다.

목적지는 소요산. Tory가 예전에 가보았고, 좋았던 기억이 있었기에 제안을 한 것 이었습니다.

잠깐! 소요산은...

여기서 잠깐 소요산 소개를 해야겠네요. 소요산은 경기도 동두천 지나서 있는 산으로, 산을 전부 도는데 산행 초보자도 4시간 정도면 전부 보고 내려올 수 있는 아주 자그마한 산입니다.

하지만, 산이 규모가 중요한가요?

소요산은 작은 산이지만 갖출 것은 다 갖추고 있는 아주 좋은 산입니다. 입구에서 잠깐만 올라가면 작지만 폭포도 있고, 좀 더 올라가면 암벽등반의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조그만 암석 등반 코스도 있고... 산이 병풍 모양으로 둘러있기 때문에, 능선을 따라 산을 올라서, 다른쪽으로 내려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들어간 입구와 나오는 출구는 다시 만나게 되어있죠.)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돌과 암석으로 이루어진 곳이 있는데, 잠깐이지만 뽀족한 능선을 걷는 짜릿함도 맛 볼 수 있습니다. 아무튼, 여러가지 조그만 재미를 맛 볼 수 있고, 서울 근교에 있기 때문에 추천할 만 합니다.

소요산 입구는 작은 산책로

우리가 서울에서 출발한 시간은 오전 9시 40분쯤. 잠실에서 출발해 동부간선도로를 따라 상계동 방향으로 달린 후 2시간 만에 도착한 소요산.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길을 올랐습니다.

그 때만해도 저희 둘은 서먹한 사이라 손도 안잡고 각자 걸어서 산의 입구로 들어갔습니다. 산을 향해서 난 길을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말이죠. 입구에서 조금 걸어 들어가면, 폭포, 작은 절, 약수터가 순서대로 나옵니다. 그 곳 까지는 산책길 수준이고, 그 다음 부터가 본격적인 산행의 시작이지요. 그래서 약간 험한 등산코스도 나타납니다.험한 곳에서는 Mani를 도와준다는 핑계로 손도 잡아 주었습니다. 기분이 무척 좋더군요.

어느정도 올라가면, 산의 전경이 보이는, 전망좋은 곳이 나타납니다. 보통 여기서 한번 쯤 쉬어가게 됩니다. Tory는 담배를 한 대 물었습니다. Mani는 간단한 도시락을 내놓았습니다. 귤과 대추차, 그리고 직접 구운 쿠키였습니다. Mani가 직접 만들었다는 말을 들으니 눈물이 다 나오려 했습니다. 뜨끈한 대추차도 그 진한맛이 아주 좋았구요. 음~ 또 먹고 싶어지네요.

능선을 따라 정상으로

다시 등산!! 정상 비슷한 곳(이곳은 정상은 아니지만, 여기부터는 고만고만한 높이의 병풍같은 길이 이어지므로 이렇게 표현했습니다.)부터는 능선을 따라 계속 걷습니다. 결코 쉬운길만 있는건 아닙니다. 뾰족한 암석사이로 조심해서 걸어야 합니다.

정상을 향해 가고 있긴 했지만, 표지판을 보니, 좀 멀어 보이네요. Mani더러 여기서 만족하고 그냥 내려가자고 했습니다. 소요산의 능선에서는 내려오는길이 중간중간 많이 있기 때문에 언제라도 힘들면 내려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Mani는 정상에 가고 싶어 했습니다. 결국 Mani의 의견을 따랐는데, 정상에 가기를 참 잘했던 것 같습니다. 성취감도 있고, 어쨌든 정상에서의 기분은 남다르니까요. 특이한 것은 정상에는 이상하리만치 까마귀가 많았다는 겁니다. 좀 음산하죠?  

 

아하, 그러고 보니깐 정상에 막 올라가기 전에, 휴대폰이 울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 높은곳에서 잘 터지다니, 019참 대단하군 하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011로 바꿨지만 말이죠.

 정상까지 갔으니 이제는 하산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Tory는 Mani가 산에 올라가는 걸 좋아해서 아주 기분이 좋았습니다.

사실, Tory는 산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인데, 산을 좋아하는 여자를 찾기란 어려우니까요. 산을 내려오면서 좋은 사람 만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때 판단이 지금도 정확히 들어맞고 있습니다. ^^

포천에서 저녁을, 양평에서 차 한잔을..

저녁은 포천으로 이동해 이동 갈비를 먹었습니다.

가볍게 동동주도 한잔! 함께 나온 동치미 국물이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포천에서 돌아오는 길에 차 안에서 Mani에게 Tory가 직접 녹음한 음악테잎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날의 마무리는 양평의 라이브카페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의 첫 여행은 끝났습니다.

피곤하긴 했지만, 너무 너무 즐거운 기억으로 가득한 여행이었습니다.

Tory는 산을 올랐다는 것 보다도 Mani랑 함께 있었다는게 너무 좋아습니다.

차를 함께 타고 가며 나누었던 얘기.

서로 도와가며 산길을 걸었던 것.

이동갈비를 맛나게 먹었던 것...

이 모든 것이 모두 좋은 기억입니다.


소요산 여행으로 인해 우리는 좀 더 가까워 질 수 있었습니다.

소요산 소개

마지막으로 인터넷에서 찾은 소요산 소개를 올리겠습니다.

오래전에 찾은 것이라, 출처는 모르겠습니다.

 

경기도 동두천시 북동쪽에 위치한 소요산은 규모는 작으나, 예로부터 경기의 소금강이라 불리울 만큼 산세가 수려하고 수목과 폭포, 봉우리가 그득해 서울 근교의 산행지로 인기를 얻어 왔다. 또한 1981년엔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어 산 입구에 주차장과 식당, 여관, 야영장등의 편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

소요산이란 이름은 매월당 김시습이 자주 소요를 했다고 해 붙여졌으며, 원효가 수도했다는 원효대, 산 정상인 의상대 옆에 있는 공주봉(원효가 요석공주를 두고 지은 이름), 요석공주가 머물렀다는 별궁터 등 곳곳에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에 얽힌 전설이 담겨 있는 곳이다. 소요산에 오면 꼭 들러봐야 할 곳이 산중턱에 있는 자재암이다. 이 곳은 원효대사가 도를 깨친 곳으로 요석공주와 인연이 있은 후 이곳을 찾아와 수행하다가 지은 절이라고 하는데, 수행도중 관세음보살과 친견하여 자재무애의 수행을 쌓았다하여 자재암이라 했다고 한다. 자재암 주변엔 원효폭포, 옥류폭포, 청량폭포, 선녀탕 등의 폭포와 자연 석굴인 나한전과 금송굴 등 볼거리가 많다.